
찬바람 속에 매화꽃 피워나더니
난들이 꽃을 피어 향기를 주더니
도화가 피어나고 각종 꽃과 초록의 잎들이 돋아난다.
벌써 4월 이라는 세월의 빠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느끼는 세월의 시간은 그대로 묶여있는데
주위의 모든 식물들이 꽃과 잎을 내여 보여주며
4월의 그 앞에 서있게 한다.
피어나는 꽃들을 바라보며 마당을 서성이자니
비어진 강아지 집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1월말 교통사고로 많이 다쳐 치료를 하고
괜찮구나 생각을 했었는데 2월 중순이 될 때쯤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오로지 내 바라기로 현관문만 주시하며
다가서면 꼬리를 흔들며 뛰어오르며 좋아하던 녀석
무척 많이 생각이 나지만 자책감이 많이 든다.
왜 풀어진 목줄을 그대로 놔두어 그런 시고가 났을까
식구들 말대로 깊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지만
보내고 남은 마음이 너무 생각이 난다.
몽시 라는 어미가 있었는데 어느 날 허겁지겁
사료를 먹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끼고 배를 만져보니
임신을 한 것 같아 제 짝을 만났구나 싶었다.
구월 구일날 새끼를 낳고 혼자 뒤처리를 하는 것을 보고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보름이 채 되지 않아 몽시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버렸다.
꿈틀거리는 태어난 강아지를 보니 덜컥 겁이 났다..
새 생명인데 어쩌겠나 싶어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다.
우유와 죽을 쑤어 개집 앞과 거실을 지키며 바라보기를 오랜 시간
다행히 점점 커가는 강아지를 보며 이름을 지어주었다.
구월구일날 태어났으니 이름을 구구라고 지었다.
몽시도 털이 길면 시추를 닮은 면이 있었는데
구구도 비슷해 집안에서 키울까 생각을 했었는데
혼혈종 이라서 그런지 몸집도 크고 털도 많이 뭉치는 유형이라
여건과 내 적성상 넓은 개집을 정리해 키우기로 했다.
그렇게 지내기를 6여년
산책을 하거나 같이 놀아주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애정표현을 하고 집으로 들어오는 사람도 구분하며
짖어대는 모습에 참 영리하다 싶었다.
목줄이 풀렸을 때 집주위를 돌며 내가 자주 앉는
컴퓨터자리 주변을 지키며 나만 바라보던 구구
길가로 나가지 않던 모습에 안심을 하고
내버려 두었던 나의 과오가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 괴롭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생각이 많이나 내가 우울해진다.
감자 텅 뼈다귀가 남고 고기가 남았을 때
먹거리가 남으면 나도 모르게 빈개집을 바라보고 있다.
나도모르게 고개를 돌리며 구구를 찾기도 한다..
꽃이 피어나는 봄
봄꽃들을 바라보다가도 빈개집을 바라보면
구구가 장난치던 모습이 떠 올라 예전 그 모습에
빈 개집을 더 바라보게 한다.
나를 바라보는 자식들은 위로의 말을 자주 하지만
내가 그렇게 키어온 강아지이기에 마음이 아프다.
강아지 한 마리 입양하여 키우라는 자식들의 권유도
이젠 자신이 없고 또 구구 같지 않을 것 같기에
생각이 없다.
이렇듯 봄날이 되어 꽃들이 피어나는데
더 좋은 세상에서 꽃들 속에 행복하게
잘 지내기를 바라며 합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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