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 어머니소리.

우리 어머니 소리.

비 왐신디(비오는데)

"또 어드레 기어나젠 햄시냐?"( 또 어는곳으로 갈려고 그러느냐)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마당을 지나는데

방에서 어머니 목소리 들려온다.

이크~~~‘

잘도 알아""~

우리 어머니는 천리안을 가지셨나 보다.

비 오는날 랑

" 글도 홋설 허곡 허주“”`(공부도 좀 하고 그러지)

" 맨 날 경 돌아다녕 나중에 무시거 되젠 햄신고?" (매일 그렇게 놀면 나중에 무엇이 될려고 그러냐)

 

아이들 이영 병문천 폭포에 목욕가젠 해신디...

기다렴실건디...(기다리고 있을 텐데)

~~~“”

홋설 요기 갔다 왕 공부 허쿠다.(잠시 근방에 갔다와서 공부 하겠습니다)

알았져~~ 헐일도 한디 제기 갔당 오라이?(알았다,할일도 많은데 빨리 갔다가 오라)

~~ 후다닥~~

 

비 오는날 폭포가 있는 주위의 돌 높이를 123단 높이에 따라 정해놓고

위에서 뛰어내리는 재미가 무척 재미있었다.

기억으로는 뛰어 내렸는데 물속에서 발창이 돌에 찍혀

피를 많이 흘렸던 기억이 있다.

쑥 뜯어 돌로 찧어 동여 매면 신기하게 금방 낮곤 하였다.

나 일찍 놈이 집 일 감시메~

집에 일 좀" 허라이""?

" 무시거 맨날 나 한티만 허렌 햄시냐?"" (모든거 맨날 나한테 하라고 하나)

궁시렁 궁시렁~~

애꿎게 돌맹이 집어 항아리 쪽으로 던진다.

""~~~

허걱~~~~~놀래라.

항아리 깨지면 반 죽을 건디..

~~

다행이다.

하던 돌팔매 멈추고 내일할일 생각한다.

항아리에 물들 가득 채워 놓고

지들거 해당 정제에 곶징 허게 잘 쌓아놓고(불땔나무 해서 부엌에 잘 쌓아놔라)

밥 먹어낭 밥도 홋설 안져노라.(밥도 먹고 밥도 좀 해라)

나 늦을지 모르난~(나 늦을지 모르니까)

에이~~~

내일 일 하루종일해도 다 못하겠네...

경허멍 공부 허랜은 햄시냐?(그렇게 일 시키면서 공부는 하라고 하냐?)

내일 할 일에 앞이 까마득~~하다.

놀아볼 욕심에 아침부터 낑낑 거린다.

이놈의 항은 어디 터져시냐?(이 항아리는 어디 터졌냐?)

물 길어당 붓당 봐도 차질 않으니..(물길어 부어봐도 가득하질 않으니)

발로 항아리 한번 냅다 차 보고~~

항아리 속 들여다보고~~

아직 멀었네....에이~~

낑낑 거리며 항아리 물 채우다 보니

해가 많이도 올라왔다.

에고~지처라.

배가 꼬르륵 거린다.

마농지에 꽁 보리밥 퍼놓고

후다다닥~~~입안에 부어 담는다.

끄억~~

불룩하게 나온 배따지 탁탁~~때려 보고

잘 먹었다.~

마농지 대가리 하나 잎에 넣고

살살 씹어 본다.

제 맛을 느껴 보기엔 좋다.

글갱이 들고 소낭(소나무밭) 밭에 간다.

솔잎들 많이 쌓였다.

글갱이로 모두앙 한 뭉치 만들고(귺는 것으로 모아서 한 묶음 만들고)

이리저리 모앙 큰 뭉치 만들고

베로 묶엉 짊어지엉 부리나케 정제에 같당 팽게친다.(끈으로 묶어 빨리 부엌에 같다 팽게친다)

이정도면 불소시게는 되었고...

마당에서서 또 하늘을 본다.

해가 하늘 가운데 서 있다.

됐다~`

이제 지들거 허곡 밥허문 댈거난 놀아 지키여.~(이제 땔나무 하고 밥하면 될거니 놀수 있겠다)

빙세기 우시멍 베들렁 산으로 간다.(빙그레 웃으며 끈들고 산으로 간다)

끈어진 삭다리 모둡고

큰낭 돌맹이로 모사가멍 한짐 만들어 간다.(큰나무 돌맹이로 토막내며 한짐 만든다)

“`~”

이리저리 돌아 다니며 삭다리 꺽어 쌓아 놓는다.

두어짐 만들어 놓고

헤헤~~거린다.

정제에 들여다 놓고 차곡 쌓아 놓는데

아무래도 적어 보인다.

에이~~

밑에 엉성하게 큰낭들 받쳐놓고 그 위에 삭다리 살짝 얹져 놓으니

제법 그럴사 하다.

히히~~ 많이했지? ㅎㅎ

 

 

 

 

아 배고프다.`

이놈의 배에는 몇일 굶은 거지들만 모였나?

불룩하게 먹은 배따지 에서 쿠르륵~소리가 나고

배가 홀짝 해졌다.(배가 홀쭉해졌다)

솥 뚜겅 열어보니

꽁 보리밭 여기저기 붙어있고 밑바닥에 조금 있다.

싹싹 긁어 모아 툇마루로 간다.

어디 게역(제주에서 보리쌀 볶아 갈아만든 미수가루) 이실건디..

찻장 뒤지고 이곳저곳 뒤져 게역 찾아낸다.

군침이 돈다.

게역에 보리밥 버무려 한입 솥아 붓는다.

~~~

물 한사발 쭈욱 붙고 우물 우물~

맛도 좋다.

켁켁 거리며 몇입 쏟아 부으니 빈 사발~

물 한사발 더 쭈욱~~~들이키니 배따지가 조용하다.

아이들 소리 난다~~

다 안해시냐 ”?(다 안했나)

"혹금만 이시라 다해 감쪄“ (조금 기다려 다해 간다)

"너네 먼저강 놀암 시라" (너희들 먼저가서 놀고 있어라)

"나 헐거 홋설 남아시난 해동 가크메~" (나 나머지일 하고 갈테니)

기여~강 놀암 시크메 제기 오라이? (그래 가서 놀고 있을테니 오너라)

"알았져“~~

~~이제는 공부헌 표를 내야 허는디....

책 걷어 책장 꾸브리고 손톱으로 쭉쭉 다리듯 표시를 낸다.

여기서부터 공부 한거고~~

몇장 더 넘기고 책장 구부리고 다리미질 하듯 쭈욱~~책에 표시를 한다.

ㅋㅋ 이정도면 공부 한거지?

이젠 공책에 표시 해야지...

연필에 침 발라가면 듬성 책장을 걷는데

왜 이리 눈이 감기냐.~

눈 부릅뜨고 공책에 줄거리 몇자 적는다.

 

 

 

에고~~눈이 감긴다.

그래~~

조금만 눈 감고 있자.....

.....

..

 

?

이 짜슥들 어디 갔어?

다른데 놀려 갔나?

한 놈도 안보이네?

이런 망할 놈들~~

너네 끼리 논다 이거지?

~~너희들 다 주겄어~!!

후다닥~~~!!

입에 흘린 침 딱으며

눈을 부벼 보니~~~

아이고~~~`해가 넘어 간다.

"으아~~억울해~~""

공책에 흘린 침 자욱 보며.

몇자 적지도 못했다.

"" ..밥 해야지.

어머니 일 같다 오시면 배 고플텐데.

잽싸게 보리쌀 씻어 가마솥에 넣고~

삭다리 아궁이에 집어 놓고

마른솔잎 쑤셔 넣어 불 붙인다.

~~~

~~~~~~~~~`

눈 매워 죽갔네~`

삭다리에 불 붙기 시작한다.

연기가 좀 거두어 지니 살 것 같다.

눈에는 눈물이 글썽~~

손으로 훔쳐가며 항아리 물 퍼 마신다.

지들거 에 불 옮겨 붙을까바 자리를 뜨지도 못한다.(부엌 나무에 불이 옮겨 붙을까봐 자리를 뜨지 못한다)

막대기로 아궁이 근처 치워가며

오래 불을 본다.

부글부글~~

보리쌀이 끓는다.

조금만 더...

솥뚜겅 열어보기를 서너번~~

됐다.~~

아궁이 삭다리 밖으로 좀 꺼내고

솥에 불길 안 가게 만든다.

솥뚜겅 열어보니 물기가 다 스며 들었다.

옳치~~

물 한바가지 쏟아 붓는다.

삭다리 불 들여 놓고 더 활활 불을 땐다.

또 부글부글~~~

타고 있는 큰 가지 빼어 내고

불씨들 가운데로 밀어 넣고~

물한 바가지 아궁이 근처에 손으로 지켜적신다.

아직 눈물 글썽한 눈'

마당에 나와보니 이미 해는 지고~

~~하루가 이리 빠른가..

오늘은 놀지도 못하고...

에이~~~*~~

 

 

 

 

어머니 오신다.

피곤한 듯 마루에 걸터 앉자 물을 찾으신다.

얼른 한 바가지 물 다 드시고~

어떵 오늘 집에 일좀 해시냐?

책도 보곡?

~~

다 해수다게~~(모두 다 하였습니다)

기여~~우리아들 착허다.(그래~~...)

내가 우리 아들 믿엉 살주~~^^

밥 잘했쪄

이젠 우리 아들 다 컸구나.

밥숟가락 뜨시며 바라보는 어머니

괜히 양심에 가슴이 콩닥 거린다.

기여~~

책도 하영 보곡

열씸히 허라이?(열심히 하거라)

~~~

*****

초등학교 3~4 학년때의 기억들이다.

아버지는 일 때문에 타지에 있었을 때

어린기억은 어머니와의 기억이 대부분이다.

 

2011.8.17일 쓰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태작업  (8) 2023.09.07
나그네  (4) 2023.09.05
나의길  (13) 2023.09.02
감태작업  (10) 2023.08.31
통화  (7) 2023.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