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도 또 보고픈 사진이 있다.
여름이 되면 피어나는 문주란꽃들
문주란을 보면 여치가 생각난다.
여치가 아침햇살 속에서 산란을 준비한다.
살금살금 다가서서 숨을 참으며 담는다.
가끔 문주란에 여치가 있어 담으려고 하면
휭~하니 날아가 버리곤 해서 담질 못했었다.
풀잎 속을 헤치는 소리조차 크게 들리는 듯
숨을 참으며 덜거덕 거리는 연사로 무척이나 많이 담았다.
가까이 가면 날아가 버링까 조심스레 담은 사진
남들이 생각하기에는 별거 않아 보이겠지만
나에게는 흥분되는 또 설레이게 만드는 순간이다.
자리를 옮겨가며 담고 또 담고
아마 산란을 하는듯 꼬리를 내리며 힘을 주는 모습
담아 온 사진을 보니 그렇게 힘을 쓰는 모양이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서 담아보는데
카메라 소리에 놀랬는지 움직이다가 날아가 버린다.
괜스레 아쉬움과 미안함이 있던 순간이다.
문주란을 담던 지인들이 물어본다.
어디 혼자 좋은 데 갔다 왔냐고...
여치 담고 왔네요.~ 여치가 어데 있는데?
어쩌고저쩌고 ~~ 이야기 듣고는 여치 찾으러 간다고 한다.
혼자 실실~~웃으며 저쪽에 한번 가 보시죠~
사진작가들은 가끔 뻥 이 무척 세다.
혼자 담으면 과대포장을 해서 최고인양 자랑들을 한다.
이렇게 담은 사진은 자랑거리가 아니다.
오래 보존되어야할 기록물이다.
잘 간직하라는 최고수의 말 따라 잘 간직하며
250여 장의 사진을 영화처럼 돌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