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끄나풀을 집으로 갖고 오다.
내 기억에는 없는데 살아오면서 들었던 이야기이다.
아마도 걸음마를 시작하여 밖에 나 다니기 시작했을 때니 서너 살은 되었나 보다.
제주시 라 해도 그때 당시에는 시골이었다.
지금으로 보면 광양 로터리 북서쪽 구 시 내외 버스 주차장 뒤쪽이다.
뒤뚱거리면서도 밖에 돌아다니며 잘 놀았다고 한다.
그 당시 에는 옷을 입고 안 입고 없이 어린아이들은 위에 러닝셔츠 차림에 고추를 내밀고 다녔을 게다.
한두 장 남은 예전 어릴 적 사진을 보면 거의 그러하니 말이다.
그런데 집에 들어올 때마다 줄줄 손에 끌고 들어오는 것이 많아 많이 웃었다고 한다.
새끼줄이며 짐을 질 때 사용하는 질빵 끈, 유난히 끈 종류를 끌고 집으로 왔다 한다.
길고 짧고 가 아닌, 줄이라면 무조건 끌고 낑낑 되면서도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나를 보며
이다음에 재물을 모아 잘 살겠다고 어른들이 웃음을 지었다 한다.
동네 사방팔방을 돌아다니며 길 가든 밭에든 보이는 끈을 보이는 족족 끌어 오다 보니
밭에서 일하다 집으로 돌아갈 때쯤 끈이 없어지면 우리 집에 찾아오곤 했다 한다.
한 번은 동네 할머니가 난리가 났다 한다.
노인네 두부부가 밭에서 일하다 집에 가려고 솜키(채소)를 바구니에 넣고 등에 질려 고 보니 끈이 없어진 것이다.
“거참 이상한 노릇이여” 금방도 요기 있었는데 발이 돋아샤~~ 어드레 가부런신고?(발이 돋아서 어디로 갔는가?).
하늘 처다 보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찾아도 있을 리가 만무하다.
그렇게 끈을 찾는 할머니에게 할아버지는 큰 역정을 내시고
급기야는 싸움까지 일어났다.
할아버지“왈 ”그것도 어디 흘쳐동 다니 주? 어디 나둬둰 정신없이 경햄서게?
(그것도 어디 흘러놓고 다니지 그래. 어디 두고선 그렇게 하냐?)
두 노인네 옥신각신 말다툼하며 이리저리 살피며 싸우다 우리 집으로 왔다.
“하이고~~ 요놈 생긴 놈 이디 가져와 부럿구나게~~!!!
(아이고 이아이가 여기에 가져왔구나)
마당에 길게 늘어뜨려 놓인 질빵 끈을 보시며
어느 틈새 그걸 나 모르게 가져갔다고 역정을 내시는 할머니..
싸우는 소리에 모여든 동네 어르신들
모두 깔깔거리며 웃음 한판 지었다 한다.
역정 내시던 할머니 보고 할아버지 왈
경 허난 지나 간수 잘 허여~~!! 킥킥거리며 말뜻을 알아들은 동네 분들
나를 보며 욘뇨리자식 보라? , 시 꺼멍 허곡 쬐끌락 헌 게 뒤뚱 거리 멍 잘도 가져와 신게?
(이 아이 봐라? 시커멓고 조그마한 것이 뒤뚱거리며 잘 가져왔네?)
동네 돌아다니며 그렇게 내가 했다는 기억은
오래전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오래된 기억 속에 남는다.
그래서 인가?
지금 입에 풀칠은 하고 있으니까...
생각하며 하하 웃어본다.
하지만 이 이야기 누가 들려줄 사람은 없다.
내가 이 기억 잊기 전에 남겨놓는다.
오십여 년이 넘었으니... 하하~~~
201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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