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비친 너를 바라본다.
살아 있음에 네가 부럽다.
나도 한때는 깊게 뿌리내려
많은 잎을 내었는데
이제는 너를 바라볼 수밖에 없구나.
네가 바라보는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나마 쓸모있게 평상이 되어
지나는 이들의 쉼터가 되어
이름 한자 얻고 이렇게 세상에 앉아 있다.
죽어 한줌의 재가 되는 게 좋은가.
아니면 이렇듯 이름한자 얻는 게 좋은가.
인간들은 그러지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이름한자 남기지 못하는 세상살이는
참 고달프고 서글플것 같아.
하지만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있지.
나의 가족들 밖에 없어.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잊히는가 봐.
비가 오니 너는 좋겠다.
마음껏 목마름을 채울수 있으니
나는 찾는사람들이 없어
시간이 지나고 내가 마르면
그때 쉬어 가겠지.
세상살이가 그런가 봐..
그래서 때론 나무도 되어보고
돌도 되어보고
바람도 되어보고
구름도 되어 본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