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돌부리에 뿌리를 기대며 살아온 날들
홀로 외로이 자라난 왕따나무가 오름에 기댄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듯
굽으며 마디지며..
이 나무를 찾은지도 십여 년이 벌써 지나간다.
나무는 험한 풍파를 견디다 못한 듯 가지가 떨어져 나가고
메말라 가고 마지막 몸부림 치듯 가지를 떨구어 낸다.
싱싱한 잎을 내 보이며 살아온 세월
지난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즐겨찾던 이곳
썩어 없어진 고목과 썩어가는 나무
자연 속에서 우리네 인간도 그러리라 생각은 하지만
왠지 서글픔인가, 큰 숨이 나온다.
오름에 기대듯 홀로 살아온 시간
봄이 오면 새싹으로 활기를 찾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